2010년 7월 8일 목요일

파괴된 사나이: 파괴된 것은 없더라

하...

블로그 포스팅할때 무슨 교주나, 지하철에서 물건들고 설치는 외판원이 되어 이거 나쁩니다! 이거 좋습니다! 라고 말한다기보단, 뭐 소소한 소감을 '말하고 공유하고 알려주고'라는 느낌으로 글을 씁니다. 즉 좋은 이야기할 필요도 없고 그렇게 포장할 필요도 없다는 소리이기도하면서, 그런 것보다는 제가 좋았던 것만 골라서 글을 쓰게되지요. 재미없었던 것은 보지말라고 쓰는 경우도 있습니다만.. (파라노말 액티비티) [파괴된 사나이]는... 뭔가 할 말이 없어지네요. 화도 안나고, 돈아깝다는 생각도 안들고, 그렇다고 해서 좋았냐고 물어보시면 화낼 것 같고...

목사면 다 착하고 의료기기 판매업자는 다 나쁜놈들이 해먹습니까? 이건 좀 비약이고...
목사가 신이랑 절교하면 파괴된 인간입니까? 이거 무슨 [콘스탄틴]마냥 금연 영화처럼 교회전도용 영화입니까?
8년동안 네이버 까페에 올라온 엠프하나 사겠다고 유괴나 하는 놈도 웃기고, 결국에 때려죽여서 엠프 챙겨갈꺼면 돈은 또 왜 모은건지도 궁금하고 또 그렇게 청력좋은 사람이 뒤에서 누가 쫓아오는건 또 몰라요. 왜 그래요?
같은 질문만 계속 떠오르는 영화였달까요...

배우가 연기를 잘하려면 그 연기를 잘 뽑아내는 감독과 대본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김명민의 연기도 그렇게 뛰어나다는 느낌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엄기준이 더 연기를 잘했다고 생각했습니다. 솔직히 목사에서 욕잘하는 의료기기 판매업자로 전업하는게 파괴된 건 아니잖아요? 그러니까 사람들은 모든게 무너지고 피폐해져 절망밖에 남은 인간을 연기하는 김명민을 보러 왔지만, (제가 그랬습니다) 그냥 욕잘하는 전직목사만 보게 됩니다. 겨우 그런 변화 같은걸 파괴되었다고 말한다면, 이 세상에 파괴 안된 사람 어디있습니까?

엄기준의 역할도 그렇게 맘에 안들더라고요. 요새 우리나라 살인범들은 다 사이코패스네요. 조폭영화마냥 사이코패스가 인기인가봅니다. 근데 사이코패스라고 부르기도 참 웃긴 캐릭터이지요. 우리나라에서 사이코패스 = 연쇄살인마 라는 공식이 있어서 그렇게 불리는 것 같습니다만. 여튼 언제 팔릴지도 모르는 네이버 까페에 올라온 포스팅때문에 2억이나 구하려는 인간이 8년동안 몇명을 죽였는데 2억 못구한 것도 웃기고요. 그건 그렇다고 치더라도 목적달성을 위해 살인조차 마다하지 않는 인간이라는 느낌까지는 좋고 그것을 잘 소화해 내는 연기력까지는 좋았지만 캐릭터 자체가 뭐랄까... 깊이 생각해내지 못한체 만들어진 캐릭터 같았습니다. 목적을 위한 유괴와 우발적인 살인 사이에서 우발적인 살인에 좀 더 포커스가 갔기 때문에 그런 것 같습니다. 우린 유괴범과 싸워야 하는 이야기에서 살인범과 싸우는 주인공을 만났으니까요. 뭐, 보는 사람 감정 조절하기엔 그런 방법만한 것도 없고요. 무자비한 도끼질과 터지는 피라... 평범한 한국사람이 무서워할만 하죠.

인물의 성격변화는 '파괴'라는 표현에 쓰기에도 참 웃기고 유괴범에서 연쇄살인범(절대 사이코패스 아닙니다.)업그레이드 되는 범인은 보러온 사람들 겁주기용으로 보여지고,  우리나라 코미디영화에서나 보여주던 '사람 웃기고 감동줘서 멋지다 소리 듣기'에이은 사람 무섭게 하고 감동줘서 멋지다 소리듣는 스릴러 영화의 탄생 뭔가 모를 찝찝함을 느끼면서 영화관을 나왔습니다.

P.S 영화가 별로여서 다른 재밌게 본 거 쓸려다가 [파괴된 사나이]를 보고 '이영화는 감동과 공감에 스릴과 긴박감이 더해진 서스펜스영화의 필요충분조건이자 본능'이라는 허세섞인 뻘소리와 어려운 전문용어 써가면서 침튀기는 분이 있길래 좀 웃겨서 제 감상평을 적어봅니다. 어휴 그럼 곧 개봉할 [마음이2]도 감동과 공감(어미개의 자식사랑)과 스릴과 긴박감(도둑들과의 추격전)이 있을 것 같으니 최고의 서스펜스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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