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2월 21일 월요일

[다크나이트] 왜 그렇게 심각하냐고?




어느 백수가 취업을 준비하는 친구들에게...


초구는 직구라 하여 다들 많이 보신 다크나이트로 한 번 우리 이야기 해보는 것으로 하죠. 최근 조커역의 히스레저가 출연한 영화가 개봉을 앞두고 있기도 하니 그의 작품을 한 번 곱씹어 보며 그의 명연기를 기대해보는 것도 나쁘지는 않으리라 생각됩니다. 세상이 발전해서 죽어서도 영화촬영도 할 수 있고 기술의 발전이란...

어.. 그러니까 제 나이로 언젠지는 모르겠지만 주말이면 토요명화, 금요명화며 주구장창 영화가 개봉된 후 비디오로 나올만큼의 시간에 또 그만큼 지난후 한국말 교육받은 배우들의 연기를 집에서도 볼 수 있었을 때 보았던 배트맨 리턴즈의 감동은 그 다음날 늦잠으로 이어졌더랬죠. 마지막 팽귄맨의 장례식은 그 어느 왕의 국장보다 장렬했으며, 여자란 고양이 만큼이나 믿을만한 생물이 되지 못함을 일깨워 주었던 영화였습니다.

그리고 다크나이트가 나왔습니다. 배트맨 리턴즈 이후 몰락의 길을 걷던 이야기는 배트맨 비긴즈에서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였고, 안정적인 베일의 얼굴에서 뿜어져 나오는 무표정한 연기와 히스레저의 연기는 브로크백 마운틴 남자게이 등짝을 두드리는 수준의 멋진 연기를 통하여 영화의 몰입도는 엄청나게 높았고 영화 전체의 완성도도 괜찮았습니다. 레이첼이 별로 이쁘지는 않았지만 이미 조커가 등장부터 제 가슴에 사랑을 심어놨기 때문에 정말 괜찮았어요. 다만 아쉬운 부분들도 있기 마련이죠. 그 부분까지 잘 살려냈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 몇몇 장면들이 있네요.
먼저 조커가 만들어낸 투페이스를 제대로 살리지 못한 점이랄까요. 그는 영화의 두 나이트 중 한명이었고, 그 나이트의 심경의 변화는 충분히 더 많은 이야기와 더 많은 갈등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했어요.
또 조커의 마지막 게임. 이건 스토리상의 문제라고도 할 수 있지만 그냥 제가 마음에 안드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두 배 안에서 일어나는 게임은 바로 '죄수의 딜레마' 입니다. 죄수의 딜레마에서 인간이 택하는 최선의 선택은 "두 사람 다 침묵하는 것."입니다만, 그 안에서 한 개인이 가장 이익을 얻을 수 있는 선택은 '자백한다' 입니다. 이런 상태가 균형을 이루게 되는 상태가 결국 '둘다 자백한다'가 되어버리는 것이죠. 게다가 이 영화에선 둘 다 침묵의 대가는 둘 다 죽는다 입니다. 저 쪽이 안 누른다고 이쪽도 안누르면, 12시, 땡, 신데렐라와 함께 왔던 호박마차마냥, 펑. 이라는 결론입니다. 저라면 눌러요. 핵미사일이 날아온다고해도 일단은 눌러줄 겁니다. 지긋이. 당신이라면 어떻겠어요? 난 착하니까 안 눌러 하시는 분은 제 반대편 배에 타 계시길 바랍니다. 여튼, 잃을 것 없기에 잃을 것 많았던 배트맨을 실컷 괴롭힐 수 있었던 조커가 무너지는 장면이 약간의 모순을 가지고 있어서인지 마지막 부분은 껄끄러웠습니다. 어쩌면 변신 합체로봇이 꺼낸 후 10초면 모든 적이 가루가 되어버리는 검 마냥 베트맨의 하이테크놀러지가 어이가 없어서 빈 담배갑속에서 담배찾는 기분이었던 것일지도요.

그럼에도 다크나이트는 아주 잘 만든 영화인 것은 배우들의 탄탄한 연기력 덕분이겠죠. 다시봐도 히스레저는 아쉬운 배우라고 생각합니다.

덧. 할리퀸이 나왔으면 좋았겠다 싶었지만 조커를 연기할 만한 남 배우는 있어도 할리퀸을 할 만한 여배우는 없어서 캐스팅을 못했을 것 같군요. 미쳤다고 미친년 연기를 해?

덧.죄수의 딜레마에 관하여 자세히 알고 싶으신 분은 http://ko.wikipedia.org/wiki/죄수의_딜레마

덧. 지루한 글 읽은 김에 웃자고 올리는 동영상. 이미 단물은 다 빠졌겠지만

덧. 깜빡하고 말안한 게 있더군요 이번 히스레저 출연의 '파르나서스박사의 상상극장'(맞나요? 3글자 이상은 반드시 까먹어서..)에서의 주연이 히스레저였지만 그의 사망으로 스토리도 손질하고 할리우드 섹시스타 3명이 나와서 히스레저의 역을 대신한 것이라더군요... 알고보니 감동의 유작

댓글 6개:

  1. trackback from: [영화] 다크나이트
    텍스트 큐브에는 인연의 끈이 질기군요. 그렇다고 다시 돌아왔다고 하기에는 워낙 별 볼 일 없는 인간이어서 새로 시작 한다고 보는 것이 좋을 것 같네요. 받아주신 분이 지금 공지에 뭐라고 긁적 거리고 계신지는 모르겠지만 당신 실수한거야. 사회의 건실한 생산자들의 밑에서 받아먹기만 하는 거대 기생충 한마리를 블로그 안에 대려다놨으니까 말이야... 사설이 길어지는 것을 좋아하진 않으므로 마무리. 어느 백수가 취업을 준비하는 친구들에게... 초구는 직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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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저 이거 아직도 못봤어요 ㅠㅠ 항상 봐야지 봐야지 하는데 한번 때를 놓치니 보기 힘들어지네요 ㅎㅎ



    요즘 개봉하는 영화들도 재밌을거 같은 영화 많구~ 올해말은 영화 풍년이에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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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megalo - 2009/12/21 14:55
    올해도 풍년이지만 내년에 개봉을 앞두고있는 영화들은 더욱더 기대가 많이 되는 작품들이 더 많더라고요.



    후속편들도 속속 개봉예정에

    더로드같이 원작부터가 기대를 가지게 하는 작품까지

    줄줄이 개봉예정이더군요



    내년엔 주머니사정이 궁핍하게 생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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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megalo - 2009/12/21 14:55
    디스트릭트 9, 아바타, 터미네이터4, 트랜스포머2 등등

    올해는 재밌는 영화가 참 많았어요

    덕분에 머릿 속에 남는 영화가 꽤 많아졌지요

    하지만 왠일인지 한국영화는 그다지 인상깊었던 작품이 없네요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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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네 맞아요 감동의 유작이지요.

    조니뎁이랑 주드로에게 박수를...ㅠㅠb



    그나저나 음청 오랜만에 오네요 흑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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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디노 - 2009/12/23 02:48
    할리우드에 있는 사람은 잘생긴데다가 이런 쿨한 성격 까지가지고 있다니 같은 남자로써 분합니다



    배우들간의 의리만큼이나 영화도 감동적이었으면 좋겠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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