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러고 보니 요새 스포츠영화가 많이 나왔군요
스포츠가 주제인 영화는 할 말이 많아요. 감독도 많고 저도 많아요. 그리고 그냥 제 느낌만 이야기만 하기에 이리저리 피해야 하는 것도 많아요. 그래서 이런 영화는 감상에 평을 붙이기가 불편합니다. 그래도 별 수 있나요. 몰라도 들이대고, 욕도 하다가 욕도 먹고 그러다보면 미간사이에 눈이라도 하나 더 생길거고, 그럼 좀 더 부리부리하게 세상을 바라볼 수도 있겠죠.
먼저 국가대표는 소재선정에서 참 훌륭한 것 같습니다. 점프라는 비상의 이미지는 우리나라의 침체속에서 비상하자는 감독의 메시지로 받아들일 수도 있겠죠. 영화안에서 점프를 하는 장면에서 가슴찡한 감동과 함께 '나도 날자, 할 수 있다.'이런 느낌도 많이 받은 사람도 있을 꺼에요. 또한 영화 흐름에서 포커스를 잡을 수 있는 사람의 수도 적당하죠. 한 명 한 명의 사정과 각오들도 잘 담아낼 수 있습니다. 그 사람들 중 한 명은 또 우리와 비슷한 고충을 가지고 있는 사람도 있겠죠. 본인은 여자에게 잘 보이고 싶어서 뭐든 다하려는 의지에 감동을 받았습니다. 정말이에요. 물론 전부 다 자세하게 보여주었다간 회색의 간달프 흰색으로 업그레이드 되어 돌아올 시간이 걸리기에 비중의 배분도 적당했다고 생각합니다. 덕분에 조금 부각되지 않은 사람들도 있지만 모두가 주연일 수는 없잖아요? 전형적인 스토리 전개는 참신함이 없지만 좋은 소재로 잘 짜여진 영화라고 봅니다.

필자의 영어실력, 혹은 한글 맞춤법 실력과 비슷하다
제가 지적하고 싶은 점은 갈등의 해소 부분입니다. 애초에 문제라고 할만한 것이 크게 부각되지도 않습니다. 너무 많은 문제 때문일까요? 장소의 열악함, 주인공 개개인의 사정 하나하나 집어내서 하나하나 보여주고 그 문제를 모두 담아서 한 번에 해결을 합니다. 미더덕, 조개, 낙지, 홍합 등등 다 넣고 끓인 전골이 맛은 있지만, 그 하나하나의 맛을 백퍼센트 다 표현하기 힘든 것처럼 말입니다. 하기야, 전골 먹으면서 해물을 음미하면서 먹을 사람이 몇이나 되겠냐만은... 대충 조미료 뿌려서 마무리하면 맛있는 해물 전골이 되는건 아니잖아요? 여기선 마지막 점프에서 다 해결해버립니다. 스키점프가 다 해결해주는 것은 아니잖아요? 감동은 관객이 하는거지 배우가 감동해서 '너의 점프에 감동받았다. 그리하여 너의 죄를 사하노라.' 이런 것을 너무 비약이라고 생각해요. 관객이 감동받는 동안 쓱 묻어버리는 느낌이라서요. 점프 다섯 번하는 동안 솓아오르는 감동의 집약이라는 맛도 있지만 어물쩡 갈등을 해소해버리는 것 같은 국물 속 비린내나는 끝맛은 저는 싫군요.

축구도 이렇게 열악하면 우승할까?
더욱 더 문제가 될만한 것은 영화 후입니다. 주인공의 마지막 다짐처럼 열심히 살아가는 실제 인물들이 있습니다. 그들에게 지속적인 관심을 가지게 하는 것이 그들의 이야기를 우리에게 들려준 감독의 책임 아닐까요? 최소한 그들의 이야기를 자기이야기인냥 말한 사람으로서의 책임은 져야하지 않을까요? 자기가 책임지지 못할 일이라면 관객들이 책임지도록 만들었어야하지 않을까요? 제가 실화를 가지고 만드는 영화를 좋아하지 않는 이유가 이런 무책임함이 느껴져서랍니다.
마무리 짓기 전에 뉴스를 뒤적여봤습니다. 대표팀 현실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기사가 눈에 들어옵니다. 영화를 본 관객으로써 스스로가 그들의 현실을 몇 시간짜리 놀이거리로 취급한 것 같아서 그들에게 미안해집니다.
어디지.. 무한걸스인가... 스키점프 선수들 나오는걸 잠시 봤는데요.
답글삭제왜 델꼬왔나 싶을 정도로;; 보는 제가 다 무안해지더라구요. 에휴..
확실히 코메디는 볼만하더군요. 하지만 여타 스포츠 영화와는 별반 다르지 않더군요 ㅎㅎ 너무 처절하게 끌고가지 않은게 그나마 괜찮더군요.
답글삭제@디노 - 2009/12/27 14:00
답글삭제감동도 팔아치우는 세상인 것 같습니다.
정말 열심히 사시는 분을에게 저러면 안되는데도 말이죠.
@megalo - 2009/12/27 14:23
답글삭제그나마 괜찬다고 보신 영화도 제가 보기엔 너무나 씁쓸했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뭔가 행동해서 도움이 되는 것도 아니어서 더 씁쓸합니다.
이래저래 이런 영화를 보면 전 죄책감이 많이 듭니다.